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쩔필수 | 날짜 : 2014-05-02 08:49 | 조회 : 411 / 추천 :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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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던갤문학] 나이트의하루
"...콩콩이가.... 쓰러진다.."
"하아..하아.." 가쁘게 몰아쉬는 숨이 어지럽게 머리를 흔든다. 핑크빛 블론드의 소녀 앞으로 콩콩이들은 철퍽 소리와 함께 땅바닥을 나뒹굴었다. 마지막으로 콩콩이에게 일격을 가한 하트 퀸이 자신을 봐달라는듯 콩콩이 머리 위에서 방방 뛰어올랐다. "응, 수고했어." 하트 퀸을 비롯한 악마들에게 빙긋 웃어보이며 소녀는 콩콩이들이 쓰러진곳으로 다가갔다. 다행히도 타임브레이크 마지막 보스방이 콩콩이들이였기에 평소보다 많은 도전장들이 떨어져있었다. 주섬주섬 도전장들을 챙기며 소녀는 생각보다 많은 수확에 자그맣게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평소보다 많이 벌었네.' 가방 가득한 도전장과 융합된 큐브를 바라보다 문득 콩콩이 배에 무언가 깔려있는것이 눈에 띄었다. 몸을 들추어내자 그곳엔 평소에 보기 힘들었던 유니크 등급의 무기가 떨어져있었다. '..강력한..마법으로.. 봉인된..?..' 환하게 웃으며 무기를 주워들때와는 다르게 적혀진 무기명을 읽어내리며 점점 소녀의 얼굴이 굳어갔다. '소검..이구나..' 자신이 착용할 수 있는 무기, 그것도 주 무기인 소검. 어느세 부서지기 직전인 자신이 들고 있던 마봉 무기를 바라보며 소녀는 조심스레 유니크 무기를 만지작 거렸다. 나도.. 한번만 써봤으면. 지금이 몇번째 타임브레이크일까, 수백번은 족히 이곳을 들락날락하면서도 소녀의 손에는 항상 같은 마봉무기가 쥐어져있었다. '무기 수리하는게 돈 더 드니까, 그냥 다 쓰면 해채기에 갈아버리고 싼거 하나 다시 사.' 자신에게 마봉 무기를 쥐어주며 건내던 마스터의 말이 기억에 떠오른다. 소녀는 몇번 망설이듯 만지작거리다, 결국 가방안에 주워든 유니크 무기를 집어넣었다. 어쩐지 잘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어내며 소녀는 언더풋으로 향했다. "감사합니다~" 반듯한 갈색 양복 차림의 신사가 소녀에게 돈이 든 주머니를 건네자 소녀는 환하게 웃어보이며 주머니를 받아들었다. 경매장에 등록한 물품들이 금방 팔려나가 생각보다 이르게 대금을 지불받을 수 있게 되었다. 소녀는 천천히 받아든 골드를 세아리기 시작했다. '..이백만 골드.. 마스터께서 기뻐하시겠다.' 오늘은 어쩐지 벌이가 좋다. 유니크 무기도 줏었고 도전장도 평소보다 많이 얻었다. 이미 경매장에 비싼 값을 받으며 팔려나가버리긴 했지만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소검을 얻기도 했었다. 사용할 수 있었던. 다시 주워들었던 소검을 떠올리자 소녀는 어쩐지 마음 한 구석이 쓰라렸다. 이미 이런것쯤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깟 무기 하나 주웠을뿐인데, 비싸게 팔려서 마스터께서 기뻐하실텐데. 소녀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이 지독게도 의미없는 쳇바퀴 속에서 자신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 많은 사람들이 언더풋에 모여있다. 아라드인도, 천계인도, 마계인도, 모두들 행복해 보이는 얼굴이다. 저들 역시 마스터가 있을것이다. 자신들을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소녀 역시 마스터가 있다. 다만, 자신은 사랑을, 애정을, 또 관심을, 어떤 종류의 소중히 여기는 감정이라도 받아본 기억이 없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마스터니까. 그렇게 생각해왔다. '...흐리다..'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보자 우중충한 구름이 잔뜩 껴 있다. 마치 자신을 내려다보듯 기분 나쁜 구름이 오늘따라 정리되지 않는 감정처럼 머리위를 맴돈다. 그때, "야, 쟤 나이트 아냐?" 한참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지나가던 한 일행이 소녀를 가리키며 수근거렸다. "어, 진짜네? 뭐야, 저거. 카오스?" 아뿔싸, 그제서야 소녀는 깊게 눌러썼던 후드가 벗겨진걸 깨달았다. 후드속에 가려져있던 핑크빛 블론드는 주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하, 참나. 아직도 나이트가 여길 돌아다니네. " 일행 중 하나인 천계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소녀에게 다가오더니 아차할 새도 없이 어깨위로 덮고 있던 후드를 거칠게 빼앗아 들었다. 그러자 가려왔던 핑크빛 블론드는 물론이고 카오스임을 드러내는 뾰족한 귀마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것 봐라. 너 무슨 배짱으로 여길 나돌아다니냐?" 후드를 뺏어든 남성은 담배를 꼬나문체 신경질적으로 소녀를 몰아세웠다. 갑자기 일어난 소동에 소녀를 가운데로 몰아세운체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더러운 핑챙들, 닥싸로 죄다 꺼진줄 알았더니 아직도 돌아다니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자, 소녀 주위에 있던 악마들 역시 불안한지 이리저리 움직여대고 소녀는 떨리는 손으로 악마들을 어루만졌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자신에게 속삭이듯 소녀는 애써 겁먹은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발끝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진짜 엿같게. 난 핑크색만 보면 다 죽이고 싶더라." 남성은 잡아첸 후드를 땅에 내팽겨치더니 구둣발로 짓이기 시작했다. "이년들 때문에 내 2차각성 늦춰진것만 생각하면.. 진짜, 이렇게!" 발로 밟는걸로는 분이 풀리지 않는지 남성은 허리춤에서 리볼버를 꺼내들더니 후드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귀가 먹먹해지는 총성소리와 함께 짓이겨진 후드에 총알이 박힌다. 매캐한 화약냄새가 어지럽게 그들을 휘감는다. 그들을 둘러싼 이들중 단 한명도 막으러 나서려는자는 없었다. 오히려 비웃듯이 흘러나오는 웃음소리와 간간히 들리는 죽여 라는 소리 뿐. 소녀는 여전히 발끝만을 바라보며 조용히 떨고 있었다. 나이트, 그녀들이 아라드에 나타났을때 그 누구 한명도 그들을 반기는 자가 없었다. 비웃음과 조롱, 또는 분노와 욕설, 그녀들에게 되돌아오는것은 따쓰한 관심과 애정이 아닌 매몰찬 냉대였다. 급기야 나이트만 보면 이유도 없이 죽여버리는 일이 생기곤 했다. 많은 나이트들이 아라드를 떠났고, 남은 나이트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숨기며 살아가고 있었다. 탕! 무참히 짖이겨진 후드처럼 나이트들은 그렇게 살아오고, 그렇게 지내왔다. 그 흔한 동료도, 친구도 없이, 매일매일을. 탕! "후우... " 세발째 탄환을 박아넣고서야 분이 좀 풀린듯 남성은 거칠게 한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곤 천천히 고개를 숙인 소녀를 향해 다가갔다. 천천히 다가오는 그에게 위협을 느낀듯 악마들 중 하트 퀸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 "호오, 뭐야 이거?" 남성은 자신을 막아서듯 나타난 하트 퀸을 보곤 가소롭다는듯 코웃음을 쳤다. 소녀가 말릴 틈도 없이 하트 퀸은 남성을 향해 지팡이를 겨누었다. "...짜증나게 한다, 진짜." 탕ㅡ 신경질적으로 내뱉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탄환이 하트 퀸의 몸을 관통했다. 뻗은 지팡이는 무기력하게 바닥에 나뒹굴고 소녀는 떨리는 손을 뻗는다. "........아..." 허망하게 흘러나오는 신음소리조차 닿지못하고 하트 퀸의 시체는 그대로 소환해제 되었다. "보면 별명 참 잘지었단 말이야, 핑크 젖소니, 암캐니." 어느덧 바로 앞까지 다가온 남성은 들고있던 리볼버로 소녀의 가슴을 툭툭 건드렸다. 소녀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않은체 여전히 공허한 눈으로 하트 퀸의 시체가 사라진 바닥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왜 항상 이런 취급밖에 받지 못할까. "출렁이? 그건 너무 귀엽고." 사랑받고 싶다. 마스터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따스한 손길이, 너무나도 그립다. "나레기? 그것도 있더라. 나이트 쓰레기." 적어도 평범하게 모두와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이름으로.. 불려봤으면. "그래도 역시 핑크 창녀가 제일 어울려. 더러운 핑챙년." "....죄송해요..." 조용히 읊조리듯 내뱉는다. 어느세 총구를 머리에 겨눈체 남성은 다시 되물었다. "..뭐?"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른다. 턱 끝에 맺혀, 힘없이 땅으로 떨어진다. 차라리 이럴줄 알았다면,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한체 이렇게 멸시당하고 마스터에게 한번도 사랑받지 못하고 모두가 날 싫어하는걸 알았다면.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태어나서... 여러분 앞에... 나타나서... 죄송해요..." 던갤펌 레이븐나쁜놈 ㅠㅠ from Mob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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