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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2회]Gungnir | 날짜 : 2014-05-22 01:18 | 조회 : 314 / 추천 :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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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공포] 벌레 누나
열대야가 계속되느라 초저녁인 지금도 전혀 시원하단 느낌이 없었다.
넥타이는 진작에 가슴팍까지 내린 채로 나는 집 앞 초인종을 연타했다. " 여보, 나 왔어. " " 자기 왔어? 빨리 왔네? " " 오늘 패밀리 데이잖아. " " 아, 회식 없는 날 말하는거지? " 그 말과 함께 아내가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 다녀오셨어요. " 아내 옆에 찰싹 달라붙은 아홉살난 늦둥이가 꾸벅 인사를 한다. " 방학이라 좋지? 올해는 수영장도 가고 하자, 상호야. " " 와! 진짜죠. " " 저번에 못 가서 아빠가 미안해. 상호야, 가서 욕조에 목욕물 좀 받아놔. " " 오예! " 신이 난 아들은 쪼르르 달려가고, 나는 구두를 한 짝씩 벗고 있는데 현관문에 모깃불이 꺼져있었다. " 여보! " - " 왜~~ " 부엌에서 밥을 차리고 있는 아내는 말끝을 길게 늘이며 대답했다. " 모깃불 꺼져있잖아. " - " 아우~ 또 그러셔. 모깃불이 꺼지지 그럼, 그게 뭐 대수라고~ " " 아니라니깐, 여름에 벌레가 얼마나 많은데, 청소야 당신이 하던 말던 내가 간섭 안 하는데, 집에 벌레 나오면 난 못 참아. 신경 좀 써줘. " - " 당신은 다 상냥한데 꼭 여름만 되면 벌레 나오는 거 가지고 그래. 모깃불 피울게요, 씻고 밥이나 먹어요. " " 신경 좀 써줘. 벌레는 질색이야. " 나는 그 말을 하곤 안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으며 살짝 열린 방충망을 신경 써서 닫았다. 식사 준비로 분주한 아내와, 만화책을 끄적거리고 있는 아들을 놔둔 채 방마다 홈매트를 전부 새로 갈았다. 혹시 약발이 떨어지면 벌레가 들어올 것 같아서.. ㅡ " 아빠. " 아들이 좋아하는 예능 프로를 나란히 앉아보던 와중에 아들이 연습장과 연필을 들고 오더니 말을 걸었다. " 어? " " 방학숙제 해야돼. 이거 하려고요. " " 뭔데? 아빠랑 같이 하는거야? " 아들이 연습장 사이에서 꺼낸 가정통신문에는 방학숙제 목록이 잔뜩 적혀있었는데, '아빠의 어릴 적 고향에 대해 아빠와 얘기하기 (소감문 작성)'에 밑줄을 쳐놓은 게 보였다. " 아빠 우리 시골 얘기 적어가면 되는거죠. " " 너 시골 기억나? 너 아주 어릴 때 가고 안 갔잖아. 할아버지 할머니 큰아빠 집 가시기 전인데. " " 응. 막 나무 많고, 풀 많고. " " 기억하네? 음.. 어디.. 아빠 어릴 적엔.. " 아들의 방학 숙제를 도와주며 나는 천천히 유년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ㅡ 얼레리꼴레리! 얼레리꼴레리! 동각이 누나랑 벌레쟁이 형이랑 사귄대요 사귄대요! " 이 녀석들이! " 마을 으슥한 곳에서 입을 맞추던 동각이네 누나와 외지에서 온 대학생 형은 우리들에게 밀애의 현장을 들켜 곤혹을 치르고 있었다. " 와~! 뽀뽀했대요, 뽀뽀했대요 " 어린 아이들 장난인 줄 아는 형이 으레 장난식으로 쫓아오자 우리는 형이 해꼬지하지 않을 걸 알면서도 '야 도망가자'하며 우루루 흩어졌다. 우리는 먼 발치에서 다시 모여서 바위 뒤에서 눈동자까지만 쏙 내민 다음 누나와 형이 다시 분위기를 잡는 걸 몹시 두근거려하며 훔쳐봤다. 아마 누나와 형도 알고 있었겠지만 애들인지라 나무라지 않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때 아홉살로, 우리 일당 중에는 누나의 동생인 동각이도 함께였다. " 동각아. 저 형 여기 살거래? " " 몰라. 나도 말 안 해봤어. " 대학생 형은 수도권에서 생물 연구로 유명한 어느 대학을 다니다가, 한 박사님을 도와 희귀곤충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던 중 생태가 잘 보존되고 다양한 종이 서식하는 우리 마을을 찾아온 것이었고, 꾀죄죄한 시골 남자들만 있던 와중에 나타난 매너 있고 세련된 도시 청년에게 반한 풋풋하고 순수한 시골 처녀의 호의에 두 사람이 급속히 가까워지면서 우리들에게도 '쉬쉬'하면서 결국 가십거리로 매일 떠드는 관심사가 되었다. 혼기가 찬 처녀가 대학생과 자주 붙어있으니 마을에는 금새 소문이 났고, 어쩌다 '그래 너 아주 사귀니?' 하고 어른들이 물어보면 동각이 누나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져선 두 손을 꼼지락거리며 '몰라요 아직'하곤 대답했다. 그러면 또 어른들이 동각이 아버지를 닥달했는데, 동각이 아버지는 도시에서 대학을 다니는 청년이 사위로 온다면야 바랄 게 없었는지, '아 뭐 둘이 좋다하면 맺어주는거지 그게 어디 내가 결정할 사항인가.'하며 은근히 기대하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마을에선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요즘 드라마 보듯 둘의 사랑에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여름 한 철이 지나자 벌레들도 눈에 띄게 줄었고, 연구할 건덕지가 없어지자 어느 날 인사 한 마디없이 대학생 형은 마을에서 자취를 감췄다. 젊고 배웠다는 놈이 신세를 이리저리 졌으면 간다고 인사라도 했어야한다며 어른들이 혀를 끌끌 찼다. 그런 형에게 정도 주고, 첫 사랑도 덜컥 내어준 동각이 누나가 슬퍼한 건 당연했다. 동각이 누나는 자주 뽀뽀를 하던 장소에 앉아 눈물을 훔치곤 했다. 우리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바위 뒤에 숨어 눈만 내민채 누나를 지켜봤는데, 그때처럼 재미가 있긴 커녕 우리가 몹쓸 짓을 하고 있는 죄인이란 죄책감마저 들었다. 특히 누나가 훌쩍이는 걸 보자 형에게 상대도 안 될게 분명한 동각이가 주먹을 꽉 쥐고선, "그 새끼한테 다 커서 복수할거야. 우리 누나 아프게 한 거 미안하다고 하라고 할거야."하며 이를 갈았다. 동각이네도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질 일이라고 마을 사람들이 대학생 이야기를 삼가던 어느 날부턴가, 동각이 누나는 더 이상 울지 않았다. 대신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학교도 안 다니는 다 큰 여자가 우리 나이에나 들고 다니는 잠자리채며 채집통을 들고 다니고, 먹기에도 귀한 꿀을 뒷산 나무에 치덕치덕 바르고 다녔다. 그 이유를 동각이에게 듣자하니, 동각이 본인도 누나가 걱정되는듯 염려하는 목소리로, ' 누나가 그랬어. 벌레들이 없으니까 형이 떠난거라고. 벌레들만 다시 나오면 형이 돌아올거라고. ' 아무튼 우리는 골목에서 놀이를 하다가도 누나가 채집통을 들고 히히히 웃으며 산으로 갈 때면 예전처럼 농담 한 마디 건넬 수가 없고, 오히려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돌처럼 굳어있었다. 누나가 한참 멀어지고나면 동각이가 '얘들아 우리 누나 따라가자. 아빠가 누나 산에 가면 데려오래.' 했는데, 한참 놀이하던 것들이 '오늘 숙제 해야돼' '엄마가 일찍 오래' 하며 집으로 다 달아났다. 빨리 핑계를 못 댄 나는 동각이의 울 것 같은 눈망울에 맘이 흔들려 동각이와 같이 몇 번 누나를 따라갔다. 호호호호- 지훈 씨 여기 보세요 벌레 많지요! 누나는 혼잣말을 하며 나무에 바른 꿀에 덕지덕지 붙은 벌레들을 손으로 끄집어내어 찐득거리는 덩어리를 온통 채집통에 담고 있었다. " 동각아.. 누나.. 저거 가져가면 뭐해? " " 방에 다 있어. 저번부터 잡은 거 다 있어. 아빠가 누나 때리고 발로 차고, 하지 말라고 했는데, 엄마가 내다버렸는데 다 주워와서 그대로 있어. 꿀 때문에 창문으로도 막 들어와. 귀뚜라미랑.. 무당벌레랑.. 곱등이, 개미.. " 동각이는 나만큼은 자신을 따라와준 때문인지 한 번도 한 적 없는 비밀 이야기를 내게 털어놓았고, 나는 그 이야기를 들을수록 누나가 걱정되고 동각이네도 걱정되었다. 하지만 어린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영웅은 아니었다. ㅡ 1주가 지나고.. 2주가 지나도 형이 찾아올리 없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동각이 아버지가 수소문 끝에 형과 연락하여, 우리 딸이 몹시 찾으니 와주면 안 되겠냐고하니 그 형의 말로는 자기는 약혼을 이미 했으며 그런고로 예전에 잠시 만났을 뿐인 동각이 누나를 지금에 와서 찾는 건 두 여자에게 동시에 죄가 되므로 그럴 수 없다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지도 못 하고 저러지도 못 했다. 동각이 누나만 갈수록 미친 여자가 되어갔다. 집착은 커져만 가는데 현실이 바뀔리 없으니 커지는 건 망상 쪽이었다. 그 망상은 '벌레에 대한 집착'으로 바뀌어, 외로워질수록 더 엽기적인 방법으로 벌레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동각이 누나는 과일껍데기며 꿀을 자기 방에 잔뜩 발라놓고, 창문을 활짝 연 채로, 벌레들이 들어오면 손뼉을 짝짝 치며 좋아라했다. 어서오세요, 어서오세요~ 이상한 건 슬슬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했는데도 벌레가 갈수록 많아졌단 것이다. 물론 그 해의 여름이 꽤 길었고 가을도 그리 쉽게 추워지진 않는 덕인데다 먹을 게 풍부하니 그랬을진 모르지만 벌레가 엄청났단 사실만이 기억에 남아있지, 날씨가 어쩌고는 당장 일주일 전 날씨도 가물한게 사람이다. 끝내 '끈끈이주걱'처럼 벌레를 자기 방에서 모으는 방식을 택한 뒤로 누나는 칩거하기 시작했다. 방문을 활짝 열어두고, 자기 방에 어머니가 넣어주는 밥을 먹고나면 음식물을 그대로 방 구석에 놔둬 밤이고 낮이고 벌레들이 왱왱 모여들었고 알을 까고 똥을 싸고 난장판이었다. 헤죽헤죽 웃는 누나는 지나가는 어르신들에겐 인사도 안 하면서, 벌레가 새로 날아들면 어서오세요 하며 입이 귀에 걸리도록 웃었다. 누나에게 벌레는 희망이었다. 떠나가버린 사랑이 돌아올거라고 믿을 수 있게 해주는 현실 도피의 수단이었다. 차라리 방에 박혀있는 편이 남들에게 손가락질 덜 받고 피해를 덜 주는거라고 동각이 어머니 아버지는 결정했고, 인정했다. 딸이 미친 년이라고. ㅡ " 아 글씨 그 년을 어디 정신병원이라도 보내란 말요! " " 자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어떻게 내 딸을 정신병원으로 보내라고 그래! " " 저거 안 보이쇼? " 동각이 누나를 쫓아내야한다고 주장하는 청년회장 아저씨의 멱살을 잡으며 화내던 동각이 아버지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 했다. 청년회장 아저씨의 손가락이 동각이 누나 방의 창문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창문에선 벌레들이 우글우글 나갔다 들어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 외지인들이 오면 뭐라고 하겠소, 곧 추석인데 저거 보면 뭐라고 하겠소! 막말로, 우리도 참을만큼 참았지 않냐고요! " " 내가 아버지인데 어떻게 그래, 죽일수도 살릴수도 없으니 내 억장이 무너지는 거 모르겠는가. " " 알죠, 알죠, 아는데! 저 벌레 좀 보란 말입니다! 우리 집도 창문을 못 열어요! 방이 새까매지도록 저 안에 들어차있는 것 보쇼! 아니, 딸래미 저 안에서 어떻게 있나몰라! " 동각이네와 마을의 갈등이 매일 동네를 시끄럽게 했다. 동각이는 어느새 우리 무리에서 받아주지도 못 하여 혼자 고개를 숙인 채 학교를 다녔고, 마을 사람 모두가 이제 동각이네 모두를 손가락질하며 흉봤다. 벌레가 마을에 들끓고 있었다. 말 그대로 창문을 열면 벌레가 날아들어와 여름보다 더 얄궂게 굴었다. 그 모든게 동각이네 누나 탓이었다. 정신병원에 누나를 보내자는 청년회와 동각이 아버지 간의 싸움이 한참을 이어지더니, 끝내 결론이 나왔다. 마을 창고에 남아있는 말린 쑥을 다 태워서 그 연기로 벌레만이라도 쫓기로 한 것이다. 일은 일사천리로 추진되어 해가 산중턱에 달하자 마을 사람들이 쑥을 엄청나게 들고 왔다. 정월대보름 달집이라도 태우듯 사람들이 우루루 구경을 나왔다. " 자, 태웁니다. " " 그러게. " 아버지의 허락이 떨어지자 청년회장 아저씨가 쑥단에 불을 지폈다. 화르르, 동각이 집 주위부터 동각이 누나 방 아래에까지 곳곳에 놔둔 쑥단에 차례로 불이 붙고 연기가 펄펄 올랐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이 부채며 포데기를 휘휘 저으며 연기를 동각이 집 쪽으로 향했다. 날을 잘 잡은듯 가만히 놔둬도 은근한 바람 덕에 쑥연기가 동각이 집을 감쌌다. " 나온다! " 벌레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오는데 그 광경은 기가 막혔다. 개미떼처럼 왠 날파리며, 무당벌레며, 날개 달린 곤충부터 뛰어다니는 곤충까지 연기가 반, 벌레가 반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욕을 내뱉으며 부채질을 서둘렀다. " 지훈 씨! 지훈 씨! 아아 안 돼 " 별안간 검은 덩어리가 기어나온다고 생각했다. 난 순간 사람만한 벌레가 나온 줄로만 알았다. 창문으로 떨어지자 끈적한 점액질이 바닥에 묻어났다. " 지훈 씨 어디 가요! " 그 말과 함께 연기 속에서 튀어나온 건 동각이 누나였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던 동각이 누나는 분명 아니었다. 발가벗은 채였는데 온 몸이 얼마나 벌레한테 물리고 뜯겼는지 벌레독이 시뻘겋게 오른데다 그 탓에 몸이 퉁퉁 부어 얼굴이며 손발이며 마치 풍선처럼 부풀었으며 상처에서 흐른 진물과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는게 정말 사람이 아니라 벌레 같아보였다. 으아악, 마을 사람들이 그 기괴한 모습에 다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는 공포심 때문인지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누나가 내 눈을 똑바로 마주보고 있었다. " 지훈 씨..? " 나? 나보고 그러는거야? " 지훈 씨이- 오셨네요 " 입이 째지도록 웃는다는게 무슨 말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상처 때문에 딱지가 눌러붙은 동각이 누나가 헤죽 웃자 딱지가 벌어지며 피고름이 울컥 나왔다. 그런 누나가 양팔을 활짝 벌리며 나를 향해 터덜터덜 걸어왔다. 나는 부들부들 떨렸지만 발이 땅에 붙어버린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순간 누군가 몽둥이로 동각이 누나를 후려쳤다. " 흑흑.. " 동각이 누나는 머리를 맞고서 그 자리에 고꾸라졌다. 그리곤 마치 벌레가 죽을 때 그러하듯 사지를 하늘을 향해 벌린 채 부르르 떨며 죽어버렸다. 나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날 도와준 은인이 누구인가 얼굴을 쳐다봤다. 동각이 아버지였다. " ... " 눈물범벅이 된 채로, 동각이 아버지는 몽둥이를 놓았다. 마을에서 벌레가 사라지고, 사람들의 온정도 동시에 같이 사라진 날이었다. ㅡ 그 날 이후 동각이네는 집을 버리고 말 없이 마을을 떠나버렸다. 당연히 집은 흉가가 되어버렸는데, 가끔 밤에 열린 창문 사이로 울퉁불퉁한 무언가가 보인다는 소문이 돌아서 그 날의 참사를 기억하는 주민들이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하더니 끝내는 마을이 망해버렸다. 그러나 그건 단순한 마을 전설일 뿐이고 실제 행정적으로 조사가 된 결과 병충해가 심해져 농작물 경영이 어려워지자 벌레가 없는 곳으로 사람들이 이주하며 자연스레 마을이 퇴화가 된 것일 뿐이라는게 밝혀졌지만.. 그 또한 벌레와 연관이 있다보니 나는 그 날의 기억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어, 중학생이 되자마자 도시로 학교를 다니며 자취를 해버렸기에 고향에 대한 추억이랄만한 것이 없다. 오히려 잊고 싶은 기억만 준 곳이니까. " 아~아빠~ 왜 말 안 해줘~ " " 응? 아.. 응, 그게. 이 숙제 말고 다른거하자, 아. 이거. 부모님 발 씻어드리기 어때? " " 뭐야 왜 아빠만 좋은 거 해~! " " 어허~.. 이런게 효도라는거야. " 최대한 시골에 대한 회상을 잊으려고 아들과 투닥거리고 있으니 아내가 한심하단 눈으로 쳐다봤다. " 밥이나 드셔들.. 빨리 와. " " 그래. " 아들과 함께 식탁으로 가며 나는 또 집안의 창문이며, 홈매트며, 모기향을 구석구석 살폈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또 떠올려 버린다. 벌레가 되버린 누나가 네 발로 다닥다닥, 지금도 내 집 어딘가에 붙어있는 상상을.. |
[정지2회]Gungn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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